일과 생각

일 중독과 여유로움

소정 | Mover 2022. 9. 22. 23:14

오늘로 심리상담 7회차. 상담을 받고나서 일기장에 적고 싶은 것들이 한가득 생겼다.

1. 내가 일 중독이라니
일 중독이라는 게 별 거 없다. 성취감을 느끼면 도파민을 느끼고, 더 큰 성취감을 바라게 된다. 그렇게 쉬는 시간 없이 일하다보면 일도 중독이 된다고 한다.

일 중독이 심해지면 자는 데도 온 몸에 긴장이 들고, 정신 병원 치료까지 다녀야 한단다. 심리상담센터에도 멋진 커리어를 가졌는데 일 중독으로 분들도 많이 온다고 했다.

난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부터 조심해야겠다. 일을 일상에서 분리해내는 작업으로 쉼은 꼭 필요하다.


2. 쉬는 날이 없다고요?
상담사 선생님이 놀라셨다. "쉬는 날이 없다고요?" "네"
"그럼 하루에 쉬는 시간은 있어요?" "음.. 딱히요"

내가 내 입으로 말하고 보니 스스로가 안쓰러워졌다. 쉬는 시간도 없이 일한다니...
그래도 예전엔 영화도 보며 쉬었는데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취미가 사라진지도 조금 오래됐다. 콘텐츠의 노예가 된 것 같았다.

잘 쉬어야 더 잘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리로 알고 있으면서 실행하고 있지 못한 거다.
의도적으로라도 쉬는 시간을 계획된 시간에 끼워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3. 잘 쉬려면 뭘 해야 하나요?
위 질문에 "아무 것도 안해도 돼요. 그게 잘 쉬는 거에요."라는 답을 받았다.

난 쉬는 시간마저 뭔가를 하려고 했다 😅


4. 여유로움은 꼭 나중에 누려야 하는 거예요?
내가 여유로움과 관련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하니, 지금 그런 여유로움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하셨다. 맞는 것 같다.
근데 여유로움이라는 게 미래에 누려야 되는건지 되물으셨다. 맞다, 지금도 누릴 수 있는 거다.

지금 여기 내가 존재하는 것을 느껴보라고 하셨다. 어떻게 하는 거냐면 내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고 있다면 맛과 냄새, 생김새, 주변의 소리,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 등 오감으로 지금을 느끼는 것이다.

나에게 여유로움이 뭔지 물어보셔서 커피 한잔이라고 답했는데, 커피를 온전히 맛을 음미하면서 마셔본 적이 있냐고 하셨다. 없었다. 그래서 오늘 카페에서 15분 정도 온전히 커피 마시는 순간에만 집중해봤는데 무척이나 행복해졌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다들, 한번씩 꼭 해보면 좋겠다.


5. 긴장 푸는 방법
긴장을 푸는 데에 효과적인 '그라운딩' 이라는 기법을 배웠다. 다음 주에 있을 강의에서 써먹어보려한다.

자세를 편하게 하고, 심호흡을 5번 정도 깊게 한다. 발이 땅에 잘 닿아있고, 엉덩이와 허리가 의자에 잘 지탱되어 있음을 느낀다. 주변에 어떤 게 있는지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색깔을 골라 바라본다. 주변 소리도 들어보고 내 심장박동도 느껴본다. 뭉쳐있는 몸에 잔뜩 힘을 주었다가 풀어본다.

그래도 긴장이 된다면 긴장된다고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6. 완벽은 존재하지 않는다.
"태어나서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어요"라는 말에 들은 대답.

과연 완벽이라는 게 있을까요? 없는 걸 좇으니...

본인의 기준이 너무 높아서 만족을 못하는 거지, 성취지향적인 사람들 특성상 이미 충분히 준비했어요.

그리고 실수 안하려고 하면 트라우마 생겨요. 최소 5번은 실수할 거라고 생각해요.


심리상담을 받고나면 어깨에 있던 짐을 내려놓은 듯한 기분이 든다. 또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한 명 더 생긴 든든함도 있고!

이번 상담에서 배운 건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