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5일차. 차별에 관하여
파리 숙소는 체크아웃하고 스페인으로 버스타고 떠나는 날. 어쩌다보니 런던도 파리도 5일 정도 머무르고 다음 도시로 떠나네.

일식집에 가서 갔는데 미소된장국이 유료였다. 음식은 반찬부터 메인요리까지 알차게 나오는 한국이 최고다 진짜..
유럽여행하면서 매일매일 뼈저리게 느낀다. 한국 식당이 진짜 싸고, 퀄리티 높은 거구나. 한국같이 인심좋은 나라가 없구나.
유럽은 마트에서 파는 식재료는 저렴해도, 음식점에서 파는 음식들은 들어가는 재료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 사람 손을 거치면 확 비싸진다. 그런 걸 생각하면 한국에서 파는 김밥, 비빔밥은 들어가는 품에 비해 너무 싼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늦은 밤에 버스를 타는거라 그동안 시간이 많아 카페에 가서 일기를 썼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카푸치노와 함께. 일기를 쓰면 내 감정을 돌봐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에는 alsa라는 버스를 예약했다. 블라블라카버스는 4시간 반 지연된 사건 이후로 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기에 다신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 ㅋㅋㅋ

버스 타기전에 저녁을 먹으러 한 레스토랑에 갔는데.. 이 육회 타르타르가 화근이 될 줄은 몰랐지... 육회가 잘못되었는지 스페인에 내리자마자 배탈이 크게 나서 이틀 내내 고생하게 만든... 생고기는 잘 익혀먹자는 교훈을 얻었다 🤦🏻♀️

이 가게에서 한가지 느낀 점. 차별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오후 5시쯤 레스토랑에 도착했고 안은 한산했다. 좋은 자리들이 많았는데, 우리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통로 쪽 자리를 안내받았다. 2-3시간 앉아있으면서 봤을 때 비어있는 자리가 많았는데, 불편한 자리를 받은 게 차별 당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동양인에게 불편한 자리를 내주는 것도 빈번한 차별행위라고 했다.
런던, 파리를 여행하면서 동양인이라서 차별을 많이 받았다. 여기와서 알게 된 게 진짜 차별은 얼굴에 대놓고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알게 모르게 행동으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말로 나열하긴 어렵지만 내가 차별받고 있구나라는 건 느낌으로 알 수 있다.
한번은 차별에 대해 좀 깊게 생각했다. 차별이라는 건 자기가 누군가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에서 오는 것 같다. 근데 우월이라는 게 존재하나? 우월의 사전적 의미는 '보통의 수준이나 등급보다 높음'이다.
힘이나 물리적으로 측정 가능한 건 우월함을 따질 수 있다고 치자. 성별/인종/성향에서 과연 그 누가 우월하고 열등한지 매길 수 있단 말인가?
보통의 경우 남자가 여자보다 힘이 셀 수 있고, 서양인이 덩치가 크니 동양인보다 힘이 셀 수 있고, 비장애인이 장애인보다는 힘을 균형적으로 쓸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예외도 있다는 건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키나 뼈대가 큰 편이라서 유럽 사람들보다 키가 큰 경우가 있다. 그러니 내가 서양인보다 힘이 더 셀 수도 있다. 이런 것처럼 남자보다 힘 센 여자가 있을 수도 있고, 비장애인보다 힘센 장애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고, 비장애인이 장애인보다 우월하고,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어떤 근거로 그 누가 누구를 당연히 나보다 열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차별할 수 있단 말인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누구를 차별할 수 없다. 왜냐하면 누가 누구보다 우월한 건 이 세상에 없으니까. 신도 누군가가 누군가보다 우월하다고 정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알게 모르게 차별적인 발언을 했던 것 같아 다시 되돌아보고, 반성하기 됐다. 차별하는 마음을 주의해야겠다.

야간버스라서 푹 잘 줄 알았는데, 정류장마다 서서 잠을 좀 설쳤다. 그래도 야경보면서 노래도 듣고 생각할 수 있는 버스가 나는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