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스위스 4일차. 나부터 부수자

소정 | Mover 2022. 11. 5. 23:28

이날도 부지런하게 아침부터 힐링방석 모임을 하고-!

스위스에 예쁘게 단풍이 들었길래 한 잎 예쁘게 뜯어서(?) 왔다. 원래는 단풍을 뜯어야겠단 생각을 하지도 못했는데 어떤 커플이 그렇게 하는 걸보고 따라해봤다. 다이어리 사이에 끼워 잘 말려서 코팅해가지고 책갈피로 쓰면 낭만적일 것 같다 🍁

요 날은 날씨가 흐리다고 해서 기차를 타고 스위스의 수도, 베른으로 갔다. 베른은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아름답더라.

비눗방울 놀이를 여기서 볼 줄이야. 아기들이 커다란 비눗방울을 보며 마냥 좋아하며 쫓아가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걸 보면 동심이란 저런거지 싶다. 그러다가 한 아이가 바닥에 쿵하고 넘어져서 서럽게 뿌엥하고 울었다. 기쁘면 웃고, 아프면 울고. 본능에 참 솔직한 아기들.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내가 찍은 셀카와 남이 찍어준 내 사진은 참 다르다. 확실히 남이 찍어준 모습이 객관적인 내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찍힌 모습을 보면서 내 생김새도 객관화되는 것 같고.

베른에는 곰 공원이 있다. 동유럽에서 곰 가족 3마리를 데려온 거란다. 곰 세 마리 모두를 보진 못했지만, 한 마리는 봤는데... 좀 슬펐다. 곰 공원은 꽤 넓은 공간이긴 하지만 곰들에게는 더 멀리 나아가지 못하는 조그마한 공간이다.

또, 온종일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구경당하는 기분이란 어떤걸까. 심지어 볼 일 보는데도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이밀며 사진을 찍었다. 동물이라도 스트레스를 받는지 사람을 등지고 서있거나 숨어있었다.

라떼 마키아또 한잔을 시켜 밀린 일기를 썼다. 힐링방석에서 느꼈던 내용이자 일기에 쓴 내용 중 일부를 공유한다.

'정직이라는 작은 아집에 나를 가두어둔 건 아닐까. 그 고집만 아니면 나는 사실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인데도. 기존 관행을 부수려면 나부터 부수고 나부터 바꾸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직이란 내가 세워둔 원칙을 의미하고, 아집이란 이를 어겨 부작용이 나타날까봐 크게 걱정하여 실행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회사를 다닐 때도 이벤트 앱푸시 카피를 쓸 때 너무 자극적인 카피를 쓰면 고객이 이탈하지 않을까, 회사에 큰 리스크로 다가오지 않을까 걱정을 하곤 했다. 자극적인 카피와 지나치게 선을 넘은 콘텐츠에는 사람들이 언젠가 무뎌지게 되어있고, 거짓말쟁이와 같은 좋지 않은 이미지가 남게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대박난 유튜버들은 사실 자극적인 카피를 써서 대박난 거고, 지금은 인정받고 있지 않은가. 이번 힐링방석을 통해내가 세운 원칙에 너무 갇혀버리면 한계를 넘지 못한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실체도 없는 무언가에 너무 신경쓰고 있고, 그 때문에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스스로를 부수자라는 글을 썼다. 🔨

스위스에서의 첫 외식. 토마토 스파게티와 피자 한판을 시키고 7만 3천원 나왔다. 역시 미친 물가... 인건비가 얼마나 비싼거야 ㅠ 여기서 일하면 돈은 많이 벌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가 풀밭 바로 앞에 나와있는 걸 보고는, 너무 귀여워서 찍었다 ㅎㅎ 맨날 멀리서만 보다가 가까이서 봤다. 이렇게 생겼구나 🐂 몸체는 사각형에 가깝고 덩치가 진~~짜 크다.

스위스에서 만든 맥주들도 골고루 먹어봤는데 그닥 내스타일 아녀서 골랐던 eve 복숭아 맥주 맛있음! 호로요이 비슷한 고급진 맛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