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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사 당일.
    일과 생각 2022. 9. 6. 14:44

    평소처럼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헬스장에 가 운동을 했고, 회사갈 준비를 했다.
    그날따라 허둥지둥하다가 의자에 발가락을 세게 부딪혔다.

     

    네번째 발가락..


    그 때 너-무 아팠는데, 설마 뼈에 금이 갔을 줄이야.
    회사를 다녀와서 병원에 가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어쩐지 걸을 때도 너무 아프더라.
    퇴사 당일 발가락 뼈가 골절되다니. 내 인생 시트콤인가..?

     


    회사 짐을 가득 들고 회사 엘리베이터 1층에서 절뚝쩔뚝 걸어 문을 나설 때
    그제서야 퇴사했구나, 하는 기분이 조금이나마 들었다.
    그전까지는 동료들이 계속 "퇴사하는 소감이 어때요?" 물어도
    "아직 와닿지 않는데요." 답하던 나였다.

    밖이 환하다는 걸 빼면 퇴근할 때랑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내 손에 들려있는 짐의 무게가 퇴사한 기분을 다시 떠오르게 만들었다.

    동료들에게는 한 달 전부터 퇴사 사실을 알렸고,
    미리 인사도 나누어서 그런가 배웅해줄 때도 눈물이 나진 않았다.

    이대로 집으로 가기엔 왠지 할 일이 남아있는 듯했다.
    할 일이라 함은 단골카페 사장님께 작별 인사였다.
    점심시간에 갔을 때엔 손님들이 너무 많아 사장님이 바빠보이셔서 말을 걸 수 없었다.
    그래서 집에 가기 전, 단골카페에 잠깐 들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단골카페 사장님의 긍정적인 에너지 덕분에 매번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새로 오픈한 작년 초부터였나, 힘든 아침마다 그 카페를 들렀다. 사장님은 내 이름을 기억해주셨고, 날 보면 제일 환하게 웃어주셨고, 칭찬도 아낌없이 해주셨고, 서비스도 주시곤 했다. 그렇게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카페의 단골이 됐다.

    다행히 사장님이 계셨고, "저 오늘 퇴사했어요."라고 소식을 전하며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씀드렸다.
    동료들이 퇴사 배웅해줄 때도 눈물 흘리지 않은 나인데, 말을 하다말고 단골카페 사장님 앞에서 울음이 터져버렸다.
    사장님도  카페를 오픈한지 얼마 안된 시기에 내가 정성스레 쓴 패스오더 스토리가 크게 의지되는 힘이였다고, 내가 떠나는 게 너무 서운하시다며 손을 부여잡고 같이 울었다.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한 줄기 빛이였나.
    이렇게 쓰고보니 단순히 카페 사장님과 손님 사이라고 하기엔 조금은 각별했던 사이같다.

    눈물을 닦고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중에서도
    "정 주면 다 떠나더라. 정 안줘야지.."라는 사장님 말의 여운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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