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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받는 게 두렵지만일과 생각 2022. 11. 8. 22:17
난 옛날부터 평가받는 게 두려웠다.
어릴 적 나는 노력하는만큼 결과가 좋은 아이는 아니였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전교 100등에 들어서 기뻐했던 적이 있다. 엄마에게 신나서 전화했는데 소위 엄친딸과 비교를 당했다. 그 당시 옆에 있던 친구는 분명 나보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전교 7등이라며 5등 안에 들지 못했다고 징징거렸다. 분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친구보다 잘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했다. 축하받고 싶은 날에 '난 왜 이거밖에 못하지'하며 스스로를 비난했다. 고3 때는 사회에 나가면 도움되지도 않을 수능 공부를 하면서 화가 났다. '내가 왜 이 공부를 하루종일 해야할까.' 이해되지 않지만 해야된다는 압박감에 공부를 하던 도중 새벽 3시 연필을 집어던지며 울었다. 그 다음 날 전교 1등하는 친구가 나는 보지도 못한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 게 분했다. 나는 새벽 3시까지 공부했는데.
평가 자리에서는 내 노력은 보이지 않고 결과만 남았다. 그래도 계속, 계속 열심히 했다. 사실 무조건 열심히가 답은 아닐수도 있다. 아니였을거다. 더 좋은 요령이 있었을지도. 하지만 전교 100등에 처음 들었던 날, 엄마가 '우리 딸 힘들게 공부하더니 결국 해냈구나. 축하해' 라고 해주셨다면. 내 스스로가 나에게 '너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내가 알아'라고 했다면. 더 열심히 할 동력이, 건강한 동력이 생기지 않았을까. 스스로를 무참히 밟으며 '넌 이거 밖에 못해? 쟤 좀 봐.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하며 매질하는 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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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심리상담에서 듣고 좋았던 이야기, 느낀 점을 정리해보려 한다.
1. 결과로만 비교하지 말자
콘텐츠는 객관적인 수치로 보인다. 좋아요 수, 댓글 수, 팔로워 증가속도... 이런 것들이 기준이 되어 '난 왜 저만큼 못하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나는 어느 새부터인가 남들과 나를 비교하고 있었다. 나 스스로에겐 가혹하고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남에게는 후하다.
어느 순간 내가 결과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과정을 봐주지 않는다고 섭섭했던 내가.
2. 나라도 열심히 한 걸 알아주자
과정보단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다. 과정에서 얼마나 열심히 했든 '그래서 결과가 뭔데?'라는 게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물론 평가에서는 결과를 내는 것은 분명히 중요하다. 결과물로 비교하는 게 아무래도 객관적이니까. 과정은 다소 주관적이다. 하지만 스스로만큼은 그 과정을 알아주어야 멘탈을 지킬 수 있다. '나 이만큼 열심히 했지, 고생 많았어.' 하고.
3. 동전의 밝은 면, 어두운 면 어딜 볼 것인가?
동전은 양면이다. 밝은 면이 있고 어두운 면이 있지만 사실 양면 모두 같은 동전이다. 여기서 밝은 면은 내가 잘하는 것, 어두운 면은 못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어두운 면(못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밝은 면(잘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어느 면을 볼지는 자기가 선택하는 거다. 자신을 좀 더 건강하게 독려할 수 있는 면을 보는 게 어떨까. 내 실행력이 떨어지는 게 내 어두운 부분을 보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누구나 밝은 면은 존재한다. 장점을 적어두고 보는 것도 방법이다.
4. 100% 완벽한 건 없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을 100%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서비스가 존재할까? 존재하지 않는다.
없는 걸 쫓지 말고 현실적인 수치를 목표로 정하자.
만족도가 70%면 나도 OK야. 이런 식으로.
5. 초보라는 걸 인정하자
완벽주의는 일개 이런 생각에서 나온다.
'실력을 다 키운뒤에 뭔가를 해야지.'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 실력을 다 키우는 것, 100% 완벽해지는 지점은 없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면 초보라는 걸 인정하자. 난 이걸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다. 초보면 당연히 떨리고, 실수할 수 있다. 실수 안하려고 하면 트라우마 생긴다.
6. 남은 건 실행뿐
평가가 두렵다는 이유로 실행하지 않으면 성장도 없다. 오히려 맞닥뜨리지 않으면 두려움이 상상으로 인해 더 커져버린다. 한 발이라도 담궈보자. 해보면 내가 걱정했던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렇게까지 최악이 아니라는 것도.
7. 인과관계
옛날부터 과정이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해왔다. 처음엔 별로라고 생각했던 결과물도 과정을 들으면 왜 그런 결과물을 만들었는지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과정을 보면 신뢰가 생긴다. 그래서 내가 이 블로그에 내 과정들을 남기고 있는 걸지도. 기록해두면 내 과정이 남을테니까.'일과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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